일본 생활

일본 맥도날드의 스윙 매니저가 되기까지

랄라라... 2022. 6. 9. 22:52

거의 4년을 신세진 맥도날드 토다 시약소 미나미토오리점

지금은 취업을 해서 다른 곳에 있지만, 일본 맥도날드에서 일을 시작한 게 2016년에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하면서

일본어도 제대로 못 하는 나에게도 무난하게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냥 집 근처의 흔한 드라이브 스루 점포라고 생각했던게 사이타마현 탑 매출을 자랑하는 매장이라

주말엔 정말 죽어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전문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옮겨온 맥도날드 이나리쵸역앞점

2020년부터는 전문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어쩔수없이 평일 한정으로 학교에서 가까운

이나리쵸역 앞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토다에서 심야 이외의 모든 포지션을 돌아다니면서 노예 짓을 당한 결과 맥도날드 자체의

스킬이나 지식은 자연스럽게 늘어날수밖에 없었습니다.

오후 시간대 시프트 매니저 해보지 않을래?

 

제가 평일에는 16시에서 20시 고정으로 일을 하던 터라 이나리쵸쪽 점장님께서 이 시간대의

시프트 매니저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한국 맥도날드에선 이젠 많이 바뀌었지만 일본 맥도날드는 아직

크루 - 크루 트레이너 - 스윙 매니저 - 정사원

으로 직원구성이 되어있습니다.

마침 취업활동도 시작하던 터에 해당 시간대에 꼭 다른 일본인 매니저를 붙여주겠다, 혼자 있게 되어도

최대 1시간 정도, 시급 50엔 플러스라는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 시프트 매니저(스윙 매니저)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매니저 트레이닝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푸드 세이프티 코스를 듣게 됩니다.

간단히 매니저가 되어서 알아야 할 식품안전에 관한 교육이라 생각하면 편합니다.

챕터가 나뉘어 있어서 각 챕터의 교육이 끝나면 테스트를 봐서 통과해야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푸트 세이프티 코스를 할 때는 거의 일하는 시간대에 2시간 정도 길게는 그날 4시간 전부 교육에 스케줄이 들어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꿀이었던 시간이라 생각하네요.

모든 챕터가 끝나면 마지막 모든 챕터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해서 90점 이상이 나오면 통과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나오는 문제는 늘 동일해서 불합격해도 계속 재도전하면서 답을 외워버리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수료를 하게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물론 이 순서도 매장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 이다음으로 맥도날드 본사에서 SLT를 듣게 됩니다.

과거에는 SMX라고도 했는데 한국 맥도날드에서도 동일한 이름으로 교육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예전 과정은 잘 모르겠네요...

원래는 SLT로 신주쿠의 본사에서 교육이 진행되었지만 코시국의 영향으로

버추얼 코스라 해서 ZOOM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내용은 대충 시프트 매니저로서의 마음가짐 등등... 실 근무에 필요한 내용은 주로 점장님과 함께

매장 내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포스기 매니저 메뉴부터 배달대행 쪽의 트러블 대응이나 전화 대응, 기기 관리 등등...

물론 식품안전 쪽도 더욱 자세히 교육받았습니다.

맥도날드 직원 타이틀도 스윙 매니저 트레이니로...

OC라는 최종 보스...

한국 맥도날드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 맥도날드에도 OC가 있습니다.

제가 매니저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하면서 OC도 바뀌었는데 여간 깐깐한 분이 아니었습니다.

푸드 세이프티 코스를 통과하고 SLT도 수료하고 맥도날드 자체 포탈에서의 교육과 점장님과의 트레이닝을

끝내게 되면 마지막으로 시프트 체크라는 걸 진행하게 됩니다.

제가 실제로 한 시간 정도 시프트 매니저로서 시간대 책임자로 일을 하고 그 과정을 OC가 지켜보고

매니저로 올려도 되는지 아직 부족한 점이 있는지 체크하는 과정인데

저는 3번을 다시 체크받아서 통과했습니다...

첫 체크 때는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긴장해서 창고에 불려 가서 대면으로 갈굼 아닌 갈굼을 받았고

두 번째에는 밑에 애들이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행동하게끔 해야 한다는 말로 시작해서

멘탈을 박살내기 시작했습니다.

점장님이나 주변 다른 매니저들도 OC 엄청 깐깐하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세 번째 체크 전에는 그냥 크루로 일하는 게 낫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세 번째 체크 때는 방식을 조금 달리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제공시간이나 행동에 중점을 두기보다 고객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유연히 대처하기,

크루들에게도 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닌 상호 대화를 통해 일을 하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서 시프트를 봤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매니저가 되고 나서 기존 매니저들의 줄퇴사... 채용이 안 되는 크루 현황...

혼자서 물류 받다가 접객하는 개판 오 분 전의 상황... 점장님의 탈주...

2021년 여름까지는 진짜 매니저 괜히 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대신 이런 상황이라 나오는 미스에 대한 컴플레인 대응 때문에 고객 대응 쪽 일본어가 무지막지하게 빠르게 늘었습니다.

맥도날드 매니저 하게 되면 인성이 파탄 난다는 게 괜히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평일 매장은 특히 일본인이 적어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도 많았습니다.

진상도 자주 출몰했습니다.

새로운 점장님이 오고 나서 여기저기서 새로운 매니저를 데려오는 식으로 인원 문제는 어떻게 해결이 되었지만

기존에 이 매장에 있던 사람들이 아니라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외국인 크루들과 갈등을 많이 빚었습니다.

다른 시간대에도 외국인 크루들을 좀 하대한다는 말이 많았고 매니저 하나에 매장 분위기가 좌우된다고 생각해서

적어도 제 시간대에는 모두 즐겁게 일할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직원이 즐거우면 그게 고객만족에도 이어진다고 생각했고 실제 매장 고객 만족도도 크게 올라서

점장님에게 칭찬도 받았었네요.

근무 마지막날 받은 롤링페이퍼

전 맥도날드에서 사원으로 쭉 일할 생각은 없었고 취업활동에 뭔가 어필 포인트라도 넣으려 시작하게 된

일본 맥도날드의 스윙 매니저였지만 맥도날드를 그만두면서 크루들로부터 같이 일해서 즐거웠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보람찼습니다.

저 자신도 사람 대하는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울 수 있었던 정말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료칸에서 일하는 지금 접객 일본어도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고요.

일본 맥도날드에서 일하시는 한국분들도 많은 걸로 아는데 스윙 매니저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